부동산 시장의 4대 요소
부동산자산운용사에서의 투자 진행 과정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 부린이 여러분이 먼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어.
일명 부동산 시장의 4대 요소:
- 부동산 자산 (Properties): 말 그대로 건물이야
- 자본시장 (Capital Markets): 남의 돈을 끌어쓰는 것을 말해 – 자기자본 (Equity) & 타인자본 (Debt)
- 시장참여자 (Players): 작게는 개인부터 크게는 각종 기관들, 은행, 운용사, 리츠, 시행사, 시공사, 브로커 등
- 외부환경 (External Environment): 국제 정세, 경제 현황, 인구/고용 변화, 환경/기술, 정책 변경 등
더 쉽게 풀어보자면:
- 무슨 자산에 투자할 것인지;
- 어떻게 ‘돈’을 잘 끌어올 것인지;
- 어떤 시장참여자들과 협력할 것인지;
- 외부환경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를 말해.
부동산 시장은 주거용이든 상업용이든 위의 4가지가 언제나 유기적으로 연결되거든.
따라서 꼭 부동산자산운용사의 투자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투자에 임한다면 그 누구라도 이 4가지 요소에 대해서는 언제나 머리를 잘 굴려가며 이들을 잘 조율할 필요가 있어.
즉, 가만히 앉아서 ‘오, 이거 괜찮겠다, 투자해야지’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 자산에 대한 이해와 자본시장에 대한 공부가 많이 필요하고
- 세상 돌아가는 것에도 언제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야.
또 부동산자산운용사의 투자 업무에 관심이 있다면 영어 실력도 꾸준히 갈고 닦을 필요가 있어.
글로벌 시대잖아? 자산도, 자본시장도, 시장참여자도, 외부환경도 국내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
부동산 펀드/리츠?
부동산자산운용사에서는 소위 ‘펀드‘나 ‘리츠’라는 것을 만들어서 투자를 진행하지.
국내법을 기준으로 좀 더 유식한 용어로 바꿔보면 펀드는 ‘집합투자기구’,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라고 해.
펀드에는 신탁형, 회사형 등 여러 유형이 있는데 보통 신탁형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 신탁은 회사와는 달리 하나의 ‘계약’이기 때문에 신탁형 펀드를 만들 때는 펀드를 ‘설정’한다는 표현을 써.
회사형 펀드나 리츠의 경우, 상법에 따른 ‘회사’이기 때문에 만들 때 ‘설립’이라는 표현을 쓰지.
자, 여기서 소수의 기관들, 즉 큰 손들에게만 돈을 끌어서 투자하는 펀드/리츠를 ‘사모펀드/리츠’라 하고, 우리같은 개미들이 자잘자잘 모여서 투자할 수 있는 펀드/리츠는 ‘공모펀드/리츠’라고 하지.
우리 부린이들이 개인적으로 증권사나 은행 등에 가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리츠는 다 공모형이라 보면 된다잉.
과거 몇몇 사건들로 인해 ‘사모펀드’라는 단어만 나와도 식겁하며 “그거 사기 아니예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이번 글을 읽으며 그 인식을 바로 잡기를 바라오.
이 펀드나 리츠가 투자하는 대상은 아주 크게 보자면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 실물부동산 (Real Estate): ‘건물’에 투자하는 것이지.
- 대출채권 (Loan):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에 투자하는거야. 펀드/리츠로 대출금을 조성해 빌려주는 것이지, 마치 은행처럼.
- 펀드/리츠 재간접 (Fund of Fund): 이미 설정/설립된 위의 1-2번을 기초로 한 펀드나 리츠에 우회적으로 투자하는 것이지.
벌써부터 너무 깊이 들어가면 골 아프니까 이 글에서는 1번만 다뤄보도록 하자잉.
부동산자산운용사의 투자 진행 과정
1. Deal Sourcing: 일단 딜을 발굴해야겠지.
일단 투자를 하려면 먼저 괜춘한 부동산 자산을 찾아야겠지.
그래야 기관들에게 가서 “이 자산이 말이죠, 아주 괜춘해요” 라고 썰을 풀 거 아냐.
이 딜을 발굴하는 과정을 업계 용어로 ‘딜소싱 (Deal Sourcing)’이라고 한다잉.
보통은 짬이 좀 되시는 과장님-임원급들이 조낸 전화도 땡기고 뛰어댕기면서 딜을 소싱하는 게 일반적이지. 드물겠지만 아주 능력이 출중하다면 대리급들도 가능해.
처음 입사한 인턴-신입 나부랭이에게 “OO씨, 나가서 바로 딜 따오세요”라고 하는 법은 없으니 돈워리.
그럼 우리 부린이들은 처음 입사하면 무슨 일을 하냐고?
리서치, 문서철, 제안서 작성 서포트, 모델링, 이외 각종 자잘한 업무들…
무슨 일이든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니 열심히들 하라고잉.
딜을 소싱하는 경로는 2가지로 나눌 수 있지.
- 경쟁입찰 (Market): 매도자가 부동산컨설팅사(브로커)를 통해 이미 시장에 내놓은 딜
- 수의계약 (Off-Market): 매도자 또는 전권을 위임받은 브로커와 접촉하여 경쟁 없이 따내는 딜
(위의 부동산컨설팅사(브로커)는 CBRE, Colliers, JLL, Savills, Avison Young과 같은 회사 내의 매입매각자문 (Capital Markets) 부서를 말한다잉)
이렇게만 보면 당연히 수의계약으로 딜을 따내면 베스트이겠지만, 이게 어디 말처럼 쉽나.
특히나 국내처럼 좁은 시장이라면 네트워크가 탄탄하지 않으면 수의계약은 거의 힘들다 보면 돼. 국내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거든.
이미 구축해 놓은 방대한 네트워크와 전문 인력들을 보유한 상위권 회사들은 꾸준히 딜소싱을 잘 해서 매입까지 잘 마무리(Closing)하는 반면에, 하위권 운용사들은 1년에 몇 건도 못 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구.
그러니 어지간하면 조낸 노력해서 상위권 회사로 가도록 해. 그래야 더 많이 배우니.
부동산자산운용사는 신입을 잘 안뽑는 경향이 있으니 컨설팅나 증권사 등을 먼저 공략해서 경력을 좀 쌓은 뒤, 업계 내 다양한 분들과 교류한 뒤 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어프렌티스 무료 워크샵을 참고하삼.
2. BOE Analysis: 딜을 대충 분석해봐야겠지.
현실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조금 웃픈게 딜 하나하나가 너무 귀하다 보니 약식 검토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에 큰 건이 하나 뜨잖아? 그럼 일단 달려들고 그 다음부터 세부 검토를 진행하는 경우도 상당하지. 그러다 아니다 싶으면 Drop하는 것이고…
그래도 정석대로 가자면 초기 약식 검토가 꼭 필요해.
업계에 좀 있으면서 인지도가 쌓이면 여러 브로커들에게 연락을 받거나 또 직접 연락해서 괜찮은 건들 좀 없냐 물어보거든.
그 때 괜춘한 자산이다 싶은 건들에 대해서는 이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대가리를 먼저 좀 굴려야 해.
- 어디 한번 썰을 좀 풀어봅시다. 우리가 이걸 매입하면 어떤 ‘기회(Opportunities)’를 얻을 수 있소?
- 누가 파는거요? 왜 파는거요? 얼마로 팔고 싶답디까?
- 지금 이 자산이 벌어들이는 NOI(Net Operating Income; 순운용소득)는 얼마요?
- 언제 지어진거요? 좀 낡았는데 가장 최근에 보수한 연도가 언제요?
- 이 자산이 위치한 지역 특성에 좀 디테일하게 말해주시구랴.
- 가장 비중이 큰 임차인이 누구요?
- 현재 임차인들의 남은 평균 임차기간은 얼마나 되오?
- 현재 임차인들의 가중평균 임대료는 얼마요?
이런 질문들을 겁나게 하면서 메모를 조낸 하는 동시에 전화를 하면서 또는 전화를 끊고 빠르게 계산기로든 엑셀로든 약식 계산을 한번 돌리는거지.
‘아, 인수하면 대~충 요정도 수익률은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배당은 이 정도 범위는 나올 것 같고…’
이런 식으로 감을 잡으며 약식 계산을 하는 작업을 BOE (Back-of-the-Envelope) 분석이라 한다잉.
자, 이렇게 해보고 우리 팀의 타겟과 부합하지 않는다 싶은 건들은 다 쳐내는거야.
“님, 연락 줘서 감사. 하지만 이 건은 우리 Taste와는 좀 맞지 않네… 우리 팀은 요러요러한 투자 Criteria를 원하거든? 여기에 부합하는 괜춘한 건들 있으면 다시 연락 주삼.”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브로커들은 ‘기회(Opportunities)’에만 집중해서 썰을 푸는 경향이 많아.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후딱 팔아서 클로징이 잘 되야 중개수수료 챙길거 아녀.
하지만 어느 투자가 다 그렇듯이 투자에는 기회만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
위험(Risks)이 무엇인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겁나 쏟아내는 한편, 제공된 자료를 더 꼼꼼히 검토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리서치,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최대한 캐치해야겠지.
책상에만 앉아서는 몰라. 부동산은 직접 발로 뛰어다녀야 한다잉.
뭐… 그럼에도 위험은 도처에서 예상 못하게 터지지. 코로나 터질 줄 누가 알았겠니. 렌트비 겁나 밀리고…
아무리 분석을 잘했다 해도 외부환경이 뒷받침이 안되면 나가리 가는 것 한순간이다.
3. 딜을 ‘세부적으로’ 검토해봐야겠지.
위의 2번 과정을 거쳐 괜춘한 자산이라 판단이 된다면, CA/NDA에 Sign을 해서 브로커 측에 송부하지.
CA/NDA란 Confidentiality Agreement, Non-Disclosure Agreement의 약자인데 둘 다 같은 말이라 보면 돼. 우리가 이 자산에 관련된 정보를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야.
그러면 곧 브로커 측에서 자산에 대한 세부 자료가 담긴 Data Room의 접속 권한을 주거나, 아니면 이메일로 자료들을 쏴줘.
이 때 브로커 측 매입매각자문 부서에서 제작한 투자제안서도 함께 전달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자, 이젠 이 자료들을 기준으로 조낸 파고드는거야.
- 자산에 대한 기본 정보와 임대차 계약 현황을 분석하는 한편;
- 시장도 조사해야지. 주변 비교대상 물건들은 어떤지, 공실률/흡수율은 얼마이고;
- 공실이 발생할 때 채워넣을 수 있는 임차인 후보군들도 누가 있을까 대가리를 굴려보고;
- 인수 후 운영비용은 얼마나 될지, 앞으로의 상승률은 어떨지 등도 감을 잡아보고;
- 주변 교통 환경이나 위험 시설, 자산에 대한 가시성 등도 꼼꼼히 봐줄 필요가 있어.
- 은행 등 대출기관에 접촉(Tapping)해서 가망 이자율, 최대 대출 가능 비율 (LTV), 대출조건 등도 좀 알아봐야겠지.
오해하지 마삼.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어. 이것들은 모두 아직 예비 정보일 뿐이야.
4. Cash Flow & 투자제안서 작성
3번 과정을 통해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제는 가정들(Assumptions)을 설정하고 재무모델을 짜보는거야.
- 얼마까지 매입가로 제시할 수 있을지;
- 투자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배당은 얼마나 줄 수 있을지;
- 최종 수익률은 얼마나 나올지;
- 우리는 보수를 얼마나 챙길 수 있을지 등을 검토하는거지.
이와 동시에 돈을 대줄 쩐주들, 즉 기관들에 보여줄 투자제안서를 작성해야 해.
북미에서는 보통 이런 제안서를 Investment Deck 또는 Investor Deck이라고 하지.
한국은 투자금, 대출금을 대줄 기관들에 사전 접촉(Tapping)을 위해 세부검토에 들어가기 이전 Teaser라는 약식 제안서를 먼저 만드는 게 대부분이고…
세부검토에 들어가며 차후 기관들의 투자/대출 심의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제출될 투자제안서 작성을 시작하게 되지.
한국은 IM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써. Informational Memorandum의 약자야.
기관 담당자들도 상부에 보고할 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해야 하거든? 그 때 보통 운용사 측에서 보내준 이 IM을 기초로 해서 작업을 하곤 하지.
참고사항
국내의 경우, 위의 3-4번 과정을 진행할 때 미리 외부업체를 끼고 진행하는 경우가 꽤 있어.
- 재무모델의 경우, 회계법인 FAS 부서
- 임대차/시장조사의 경우, 부동산컨설팅사의 LM팀이나 리서치/컨설팅팀 등이 일반적이지.
다만 아직 딜 초기 검토 단계이다 보니 벌어들인 돈이 없잖아?
그래서 이런 케이스는 ‘성공보수’ 형태로 협력하곤 해. 장기적인 관계를 보고 가는거지.
5. 매도자측에 LOI 송부
검토가 어느 정도 완료되면 매도자측 브로커 혹은 매도자에게 직접 LOI를 송부한다잉.
LOI는 Letter of Intent의 약자로 ‘투자의향서‘를 말해.
우리는 이 정도 매입가로 투자를 진행할 의향이 있고, 보증금(Deposit)은 이 정도 넣겠다라는 내용 등이 담겨있지.
국내는 치열한 입찰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미리부터 투자자/대출기관 Tapping을 통해 투자 의향, 혹은 더 나아가 확약까지 받아내고 LOI에 이를 함께 첨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알아둬.
- 의향(Intent): 법적 구속력이 없음. Non-Binding.
- 확약(Commitment): 법적 구속력이 있음. Binding.
우리가 이만큼 준비된 매수자이고, 이미 투자자/대출기관과 협의를 어느 정도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하여 딜을 성공적으로 클로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거지.
6. 우선협상자 선정 → 클로징
이후 경쟁입찰에서 이기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이제 정해진 기간 내 잘 마무리해서 성공적인 클로징까지 달려야겠지.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거야:
- 법무법인 끼고 양수도계약서(Purchase and Sale Agreement; PSA/APS/SPA) 초안 작성하고;
- 대출기관(대주)로부터 Term Sheet 수령해서 각종 서류들 겁나 왔다갔다하고;
- 실사(Due Diligence; DD)를 위해 외부업체들(재무실사, 감정평가, 물리/환경 등) 선정 후 정밀 검토하고;
- 비용추정과 차후 건물관리 협의를 위해 자산관리업체(Property Management; PM)와 협의하고;
- 자산 업그레이드를 위해 레노베이션을 계획하고 있다면 공사관리를 담당해 줄 프로젝트 매니저도 선임하고;
- 투자자/대주 담당자들과 함께 현장 방문도 진행하고;
- 해외 자산이라면 비행기 타고 출장도 댕겨와서 보고서도 작성하고;
- 해외 자산이라 환헤지(FX Hedge)가 필요하면 은행 자금부와도 미팅하고;
- 클로징 직전 양수도계약서가 체결되면 등기/소유권 이전, 펀드 설정도 마무리하고;
- 투자약정서에 도장도 쾅쾅 찍어서 날인하고;
- 매도자에게 클로징 임박하여 돈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펀드 관계자들과도 조율하지.
뭐 이런 작업들이 정해진 (타이트한) 기간 내에 매일 계속 바쁘게 돌아가.
겁나 많은 미팅과 겁나 많은 서류가 계속 오간다고 보면 돼.
그 외 말하지 못한 사항들도 겁나게 많다만, 실무 진입하면 다~ 눈치껏 배우게 되니 벌써부터 걱정은 금물.
딜이 바쁘게 돌아갈 때는 야근도 각오해야 할겨. 상사분들이 중요한 일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단에서 척척 잘 서포트를 해 주는 것이 부린이들의 임무가 될겨.
재미있게 읽었소잉? 그럼 다음 편에서 만나.


